사랑에 빠지다!

[209-210쪽] : 달라진 세상, 눈에 띄게 수척하고 부쩍 늙어버린 청암 부인 [214-215쪽] : 순탄치 못한 집안, 처덕이 없이 박복했던 청암부인의 시부 [227-228쪽] : 장가들일 때까지 죽지않고 버티겠다던 시부보다도 앞서 숨을 거둔 아들 준의, 그리고 혼비 백산하여 소복으로 달려온 신부만 남긴 채 유언도 없이 운명해 버린 시부 그리하여 청상으로 남은 청암부인은 대체 어떤 심경이었을까? 얼마나 막막하였을까? [230-232쪽] : 마주앉은 소복입은 두 부인 참 기구한 운명들이다. 보쌈마님의 운명도 운명이거니와 소복입은 새각시인 청암부인의 기구함이라니. 그 기구함을 버티고 버텨왔는데, 성씨하나 지키자고 버텨왔는데 창씨개명이라니! 청암부인에게 창씨개명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일 것이다. [2..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5. 07:59

[172-173쪽 : 율촌댁이 효원에게 방을 내주고, 청암부인이 있는 큰방으로 방을 옮김. 이제는 서리가 앉은 청암부인의 햇발에 눈부시게 빛나던 허연 머리카락을 통해 이젠 청암부인의 때가 지고 있음이 느껴지며, 그것을 율촌댁의 '온 집안을 누르고 있던 숨막히는 기상 한 쪽이 아침나절의 서리와도 같이 알게 모르게 스러지는 것을 손끝이 먼저 느끼었다'는 표현을 통해서도 표현하고 있다. 청암부인은 강모의 혼례로 자신의 삶을 마무리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176-177쪽 : 대실의 대바람 소리가 물결처럼 밀려오는 효원의 잠 못드는 밤. 그 밤, 오두마니 앉아 등잔을 바라보는 효원, 그녀의 잠 못드는 밤은 얼마나 길어질지…. [180-181쪽 : 호방한 기질의 효원] 동생 용원과는 다른 효원의 성품을 통해 효..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1. 00:44

[134-135쪽 : 글루미 선데이...] - 강모는 어떤 면에서 토지의 '영광'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마도 '영광'이 음악을 하는 사람이란 점에서 강모와 예술적인 어떤 공통점이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하면 안되는, 안 된다고 하는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럴까? - 글루미선데이...의 노랫말은 강모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리라. [148-150쪽 : 부르조아] - 강태는 어떤 인물일까? - 한번도 토지와 자신을 분리시켜 따로 생가해본 일이 없는 강모. 강모를 향해서 순종하고 있던 광할한 토지들. 곧 강모의 소유가 될 그것. 나면서부터 가진 게 많은 강모는 강태의 시각에서 당연히 부르조아였을 것이다. [167-169쪽 : 전보] - 할머니께서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매안으로 온..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1. 00:42

[90쪽 : 신랑이 이미 타계하고 난 후 열 아홉의 나이로 신행을 하는 기구한 청암부인] - 청암부인이 시댁으로 온 첫날의 느낌. 신랑도 없는 그 집에, 그늘처럼 음울하게 누워있는 시아버지만이 있는 그 집에 들아가는 청암부인의 느낌. 이런 상황에서 고지식함과 남루를 느끼는 게 당연할 수밖에. [103쪽 : 거멍골에서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옹구네의 한숨에 석여 터져나오는 넋두리 / 113쪽 : 양반과 상놈의 차이는 무엇일까...? 공배와 춘복의 인식의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 - 몇 백년을 두고 상민들에게 이어온 가난, 값비싼 주옥과 보패, 복색에 있어서도 고운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보라죽이 마땅한 가난한 삶. 그리고 씨가 다르다고 양반과 상놈은 다른 것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공배'의 말에 그게 대체 어찌..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1. 00:39

[55쪽 : 안서방에게 업혀서 학교 다니는 강모] - 우리 아버지는 1950년에 태어나셨다. 아버지의 어린 시절 이야기 중 인상깊은 것 중의 하나가 어린시절 먼 곳에 있는 국민학교에 다니던 아버지가 집에서 일도와주시던 분께 업혀서 다니시곤 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1930년대의 소설에서 읽게되다니. 아빠에게 그 어린 시절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어졌다. 세월이 더 지나기 전에. [70~72쪽 / 82~83쪽: 강실이를 향한 강모의 연모의 마음] - 열 다섯살 사춘기 소년의 마음 속에 피어난 연모의 마음. 비록 사촌누이를 향한 마음이긴 했지만, 그 사춘기 소년의 떨리는 가슴터질 것 같은 연두 빛깔의 선연한 사랑의 마음이 애잔하다. "아아. 강실아. 둥글고 이쁜 사람아. 네가 없다면...... 네..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1. 00:37

백초는 다 심어도 대는 아니심으리라..... 그 육자배기는 강모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가슴이 에이어 흐느껴 부르다가, 어쩌지 못하고 붓대들어 그리운 마음을 적고 있는... 그 누구는 강모가 아닐까? 효원의 뒤편 병풍에 드리워진 시커먼 그림자를 보고 무서워하며, 어둡고, 크고, 기세가 있는 그 그림자가 어둠 속에 자신을 가두어 버리려 하는 것만 같다고 느끼는 강모가, 첫날밤 강실의 꿈을 꾸는 강모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담담하게 자신을 추스리고 있는 효원, 멀리 있는 강모의 마음 때문에 앞으로 마음 아플 것 같은 효원, 삶의 질고를 아무래도 효원이 지고나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효원에게서 의 윤씨부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1. 00:32

소설의 맨 처음을 필사했다. 그냥 그래야할 것 같았다. 처음 시작이니 기억해두고 싶었다. 처음 책을 집어들고, 한참을 그냥 겉만 그리고 목차만 살펴보았다. 그냥 참 낯설어서 선뜻 읽기를 시작하기가 어려운 감정이랄까....? 첫날 읽어야할 부분을 읽었다. 처음엔... 글이 머릿속으로 잘 들어오지 않았다. 첫 부분을 필사하고, 등장인물들을 정리하고... 그리고 다시 한 번 읽는다. 비로소 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모와 효원의 혼례는 소설 의 용이 아들 홍이의 비바람치던 혼례를 떠올리게 했다. 그래도 뭐 다음날 언제그랬느냐는 듯이 맑아진 하늘. 이렇게 저렇게 거친 풍랑들이있었으나 그런 대로 잘 살아낸 홍이부부를 떠올리며, 강모와 효원이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명주실은 꼬였으나, 표주박의 술을 한 방울..

'책'과 사랑에 빠지다/['혼불(최명희)' 함께 읽기 : 필사+단상 2020. 12. 1. 00:30

처음의 시작할 때는 필사와 단상 모두 다 하면서 읽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너무나 정신없었던 2020년, 그래도 토지를 2번째 읽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아쉬움은 잠시 접는다. 필사를 하며 읽으면, 전체 필사가 아니고 마음에 와 닿은 부분 필사일지라도 책은 더 깊게 내 마음으로 들어온다. 우선 읽고, 표시해 둔 부분을 필사하고, 단상을 쓰기 위해 또 한 번 읽고나면 책은 내게 들어오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라는 복병이 2020년 한 해의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이 시국에~" 라는 유행어가 우리집에 돌았다. 어디도 맘대로 갈 수 없고, 맘대로 무얼 할 수 없는 상황들이었다. 그 상황에 올해.... 난 고3 담임이었다. 2월에 도순샘 페북에서 토지를 읽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욕심에 ..

'책'과 사랑에 빠지다/['토지(박경리)' 함께 읽기 : 2020.02.~11. 2020. 12. 1.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