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골댁 강수가 숨을 거두었을 때.
곱추 자식을 두고 강수가 먼저 간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율촌댁의 말에 사람 목숨에 귀하고 천한 것이 어디 있느냐고 핀잔하는 청암댁. 청춘에 먼저 간 청암양반을 생각하는.
"내 속에서 우러나온 마음이 결국은 나를 발길질 하고 짓밟게 되지. 미처 피하지 못하면 그대로 밟혀 죽는 게야(......) 형체 없는 마음이 능히 목숨조차도 사키는 것이 놀랍고 둘려울 뿐이네."
말해 무엇하랴!
마음이란, 사람이 어쩔 수 없는 것인 것을.
강수가 그런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다는 청암부인의 말은.... 마치 청암부인이 강모에 대해 대신 변명해 주는 듯.
이상한 설움.
속수무책의 설움.
허망함.
얻는 것이 바로 잃는 것임을.
진실의 하찮음.
아. 강모는 대체 어쩌자고....!
아이고, 못나고 못난 사람. 나를 어찌하리.
그렇게..... 자신에 대해 알고라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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